금융 슈퍼앱의 재미있는 이야기 2탄 : 그랩(Grab)

금융 슈퍼앱의 재미있는 이야기 2탄 : 그랩(Grab)

작성자 hectodata

두 번째로 다룰 금융 슈퍼앱은 그랩(Grab)입니다. 그랩을 동남아의 택시 앱으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랩은 2016년 말 그랩 페이를 출시하며 현재는 대출, 보험 판매 등 핀테크 분야까지 발을 넓힌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이 되었습니다. 택시 앱이었던 그랩이 어떻게 금융 슈퍼앱이 될 수 있었는지, 그 성장과정과 앞으로의 전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콜택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Grab)


그랩은 친구의 불만을 흘려듣지 않고 창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킨 앤서니 탄(Anthony Tan)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앤서니 탄을 만나기 위해 동기가 말레이시아에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탄을 만난 동기는, 외국인인 자신이 택시를 잡기 위해 혼잡한 도로 위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리고 바가지요금 때문에 얼마나 신경이 곤두서 있었는지 등의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친구의 불평불만을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었겠지만, 말레이시아 출신의 탄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모바일 서비스로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탄은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켜 2012년, 한화로 약 3,500만 원의 작은 초기 자본금을 가지고 콜택시 앱 ‘마이 택시(MyTeksi)’를 출시합니다. 하지만 서비스 초창기, 가입한 택시 기사는 40명뿐이었습니다. 그 당시 말레이시아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택시 기사들의 최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탄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영업을 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을 찾아가 마이 택시 서비스의 유용함을 설명하고, 이동 통신사 임직원들에게는 택시 기사들에게 스마트폰 구매 비용을 보조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탄의 노력의 통한 것인지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마이 택시는 앱의 편리성과 뛰어난 수익성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필리핀·태국·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 국가에 ‘그랩 택시(GrabTeksi)’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확장합니다.

시작은 택시였으나, 그 끝은 무한대리라!


2014년, 창업 2년 만에 그랩의 가입자 수는 3만 명까지 증가합니다. 그랩은 콜택시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모빌리티에 기반을 둔 다양한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습니다. 2014년에는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 그랩 바이크(Grab Bike)를 출시하여 베트남과 자카르타에 론칭합니다. 2015년에는 소포 배달 서비스 그랩 익스프레스(GrabExpress), 2016년에는 카풀 서비스 그랩 셰어(GrabShare), 2018년에는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 푸드(Grab food) 등 지역 특화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하며 이용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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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은 차량 공유와 배달 등의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완전히 다른 사업 모델에도 도전합니다. 바로 핀테크 업계로의 진출이죠. 2016년 그랩은 이름을 완전히 통일하고, 그 해 말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그랩 페이(GraPay)를 출시합니다.

그랩 페이는 동남아 지역 시장에 알맞은 형태로 빠르게 가입자를 모집했습니다. 계좌 보급률과 전자 결제 비율이 낮은 동남아에서는 신용카드를 연동하는 전자 결제 시스템이 불편할 수밖에 없으니, 현금을 이용한 선불 충전 방식을 도입한 것이죠. 그랩은 택시 이용객이 기사에게 현금을 내면 계좌를 개설해 주고, 그랩 페이 충전 금액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사가 직접 충전해 주는 식으로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갔습니다. 또한 동남아 정부의 비현금 결제 장려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성화된 e-wallet 시장 흐름을 타고 더욱 급격한 성장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우버 비켜! 동남아는 그랩이 먹었습니다


2013년, 출시 후 1년 동안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규모를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 국가에서는 세계 최대 차량 공유 기업인 미국의 우버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죠. 2013년, 우버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자 두 기업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동남아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그랩에게 우버는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랩은 동남아의 신용카드 사용률이 10%에 불과한 것을 알고 현금 선불 충전 방식인 그랩 페이를 운영했으며, 복잡한 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는 GrabBike(오토바이 호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죠.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점유율이 밀리던 우버는 결국 2018년 동남아 사업부를 그랩에게 넘겼습니다.

우버의 동남아 사업부를 인수한 후 그랩은 금융 서비스를 총괄 관리할 그랩 파이낸셜 그룹(Grab Financial Group)을 출범시켰습니다. 그리고 보험 판매 서비스 그랩 인슈어(GrabInsure), 대출 서비스 그랩 파이낸스(GrabFinance)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금융 사업 범주도 넓혀갑니다.

2020년의 그랩의 총 거래액은 한화로 약 13조 9,300억 원, 순매출 1조 7,8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¹ 게다가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도 획득하며 핀테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2021년까지 무섭게 성장하던 그랩은 2021년 12월, 드디어 스팩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했습니다. 상장 당시 기업 가치 평가액은 무려 370억 달러(한화 약 1,000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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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도 잘 나가나요?


2021년까지 꾸준히 성장하며 스팩 상장까지 마친 그랩. 그러나 2021년 후반부터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드러냈습니다. 2021년 4분기 기준 시가총액은 123억 달러였습니다(한화 약 17조 600억 원). 2022년 3월 3일 기준 주가는 3.28달러(한화 약 4,500원)로 마감하면서 상장 초기 가격의 4분의 1의 수준에 그쳤습니다.²

배달과 금융 서비스에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차량 공유 사업 부문이 큰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보여집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 이점을 내세우며 배달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경쟁사 고잭(Gojek)도 그랩에게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랩의 설립자인 앤서니 탄은 2021년 4분기 및 1년 결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022년은 그랩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 2분기 매출은 애널리스트의 전망치 평균 보다 약 5,000만 달러가 높은 3억 2,100만 달러(한화 약 4천45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활성 드라이버 파트너의 수 또한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77%까지 회복했습니다. 그랩은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슈퍼앱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며, 판매자와 드라이버 파트너 간의 플랫폼 효율성 향상을 위한 독점 기술을 출시하고 핀테크 생태계에 집중할 계획을 공개했습니다.³

과연 그랩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슈퍼앱으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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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1. Ajd. Net Revenue
  2. Grab’s Q4 revenue drop wipes out $7.2b market cap in one day / TECHINASIA
  3. Grab targets Group Adjusted EBITDA breakeven by H2 2024 as it accelerates path to profitability / Grab Press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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